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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영화후기 (복수극, 분위기연출, 홍원찬감독)

by dreamer791 2025.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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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개봉한 범죄 액션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황정민과 이정재가 주연을 맡았다. 범죄영화의 전형적인 복수 서사 바탕에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감정선을 강조한 작품이다. 개봉 당시 관객과 평론가 모두에게 상반된 평가를 받았던 영화로 이 글에서는 복수극으로서의 구조, 영화의 분위기 연출, 그리고 연출자 관련 오해를 중심으로 정리한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포스터

 

복수극으로서의 구조 분석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딸을 구하기 위한 아버지의 복수라는 서사를 중심축으로 한다. 과거 청부살인업자였던 주인공 인남(황정민)은 은퇴 후 태국에 있는 딸이 납치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현지로 떠난다. 전형적인 ‘은퇴한 킬러의 마지막 임무’라는 플롯 구조는 이미 헐리우드와 한국 영화에서 많이 활용된 바 있다. 예컨대 《아저씨》, 《맨 온 파이어》, 《테이큰》 등이 유사한 틀을 가진다.

다만, 이 영화는 단순한 복수의 카타르시스를 넘기보다는 주인공의 고뇌와 후회의 감정을 짙게 담았다. 감정 표현이 거의 없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는 인남은 이를 통해 관객이 사건과 인물의 정서를 간접적으로 체감하도록 연출되었다. 복수극으로서의 전개는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 있지만, 딸을 구하는 과정을 통해 감정적인 흐름을 더한다는 점에서 감성 복수극의 형태를 따른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기존의 ‘피로 복수하는 남성영웅’의 공식에, 가족 서사를 얹어 감정선을 강화시킨 복수극이다. 극적인 반전보다는 인물의 감정 변화와 고독한 정서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분위기 연출 방식의 특성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시각적 스타일과 분위기 연출이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우울하고 묵직한 정서를 전달하고자 황혼 무렵의 노란색 필터, 긴 그림자, 슬로우 모션, 조명과 음악을 활용하였다 . 이러한 스타일은 영화 초반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유지되며, 이야기 자체보다 그 감정과 분위기를 관객이 '느끼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배경은 대부분 태국 방콕의 좁은 골목길, 낡은 아파트, 스산한 호텔 등이 주된 무대로 등장한다. 도시의 혼잡함 속에 대비되는 인물들의 외로움과 단절감을 더욱 부각시킨다. 로케이션은 실제 방콕에서 진행되었고, 일부 장면은 미얀마에서 촬영되었다는 보도도 있었으나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대부분 태국이다.

또한 사운드와 음악의 연출 역시 분위기 전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배경음악은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총격 장면에서는 효과음을 극대화하여 현실감을 살리는 방향을 택했다. 특히 총성과 함께 울리는 반사음, 침묵과 긴장 사이의 대비가 특징적이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스토리 중심'이라기보다 '분위기 중심'의 영화로 분류할 수 있다. 연출 의도가 명확하고, 감정적 몰입을 유도하려는 시도가 두드러지며, 시각적 미장센이 전면에 드러나는 방식이다.

연출자 정보: 김지운 감독 아님

홍원찬 감독은 이 영화가 그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이며, 전작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이다. 그는 ‘하드보일드 스타일’과 ‘감성 범죄극’을 특징으로 한다. 장면 구성과 감정 연출에 있어 정제된 미장센을 선호하여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이러한 연출 성향이 집약된 작품이다.

각본 역시 홍원찬 감독이 직접 썼으며, 이는 작품의 전반적인 톤과 메시지가 명확하게 통일되는 이유 중 하나다. 복수라는 테마에 대한 감독의 해석은 단순한 폭력적 해소가 아니라, 정서적 죄책감과 실존적 고뇌에 더 가까운 방향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복수극이라는 장르의 틀 안에서 스타일과 감정을 강조한 영화다. 명확한 메시지보다는 분위기와 감정 흐름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방식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묵직한 감정선이 어우러진 ‘감성 복수극’으로서 하나의 장르적 실험이라 평가할 수 있다. 연출자 정보나 작품 성격을 정확히 알고 본다면 오해 없이 더 깊이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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