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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모이 재조명 리뷰 (한글, 독립운동가, 실화기반)

by dreamer791 2025.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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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모이’는 일제강점기라는 어둡고 무거운 시대 속, 목숨을 걸고 우리말을 지키려 했던 사람들의 진심을 영화로 담았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한글을 지켜낸 사람들의 고통과 신념을 조명하여 한글을 사용하는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역사 속 이름 없는 이들이 남긴 유산을, 다시금 되새기고자 이 글을 씁니다.

 

영화 말모이 포스터

 

말모이와 한글의 힘

 

1940년대 조선어학회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말모이'는 조선어를 말살하려 했고, 한국어를 사용할 수 없게 만들기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한 일제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런 와중에도 일부 학자들과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우리말을 기록하고 사전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지요. 영화 속에서 류정환(윤계상 분)은 조선어학회 직원으로, 몰래 사전 원고를 수집하며 이 비밀 프로젝트를 이끌고 갑니다. 반면 김판수(유해진 분)는 글조차 읽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으로 시작하지만, 말모이를 돕는 과정에서 말의 소중함을 깨닫고 점차 변화합니다. 이 두 사람의 이야기는, 실제로 존재했던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조선어학회 사건 당시, 실제로 수많은 학자들이 체포되고 고문당했고 이중에는 최현배, 이윤재 같은 독립운동가이자 언어학자들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조선어사전 원고가 압수당하는 일도 있었죠. 말모이는 이 역사적 사실을 중심에 두되, 극적 재미를 더하기 위해 인물 설정과 몇몇 전개를 픽션으로 구성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말을 지키는 것이 곧 독립운동이었다’는 메시지는 분명히 실화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제가 가장 가슴이 먹먹했던 장면은, 한글 원고가 날아가는 장면이었습니다. 활자가 흩어지는 장면에서 저는 눈물이 나왔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것을 포기하면서도 이 말을 지키려 했을까.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이 ‘말’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은 실화입니다

‘말모이’에서 중요한 건, 실제 조선어학회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1942년 일제는 ‘조선어학회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총 33명의 학자와 조력자들을 검거하고 혹독한 고문을 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윤재 선생이 순국하셨고, 최현배 선생은 석방 후에도 평생 후유증에 시달렸습니다. 그들은 무기를 든 전사들은 아니었지만, 말을 지키기 위해 싸웠던 진짜 독립운동가들이었습니다. 영화에서는 그 고통의 일면만을 보여주지만, 실제로는 더 처절하고 더 절박했을 것입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대사 중 하나는 “말이 사라지면, 민족도 사라진다”입니다. 이 말은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실제로 그 시대 사람들의 절박한 외침이었을 것입니다. 영화가 조명한 ‘사전 편찬’이라는 행위는 곧 ‘정체성’ 그 자체였습니다. 물론 영화는 픽션 요소도 있습니다. 김판수와 류정환 같은 인물은 구체적 실존 인물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여러 실존 인물들의 면면을 복합적으로 구성한 상징적인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느낀 감정과 행동은, 확실히 그 시대 수많은 이들의 진심이었을 겁니다.

실화 기반이기에 더 깊이 와닿는 감동

‘말모이’를 보고 난 후, 저는 문득 휴대폰 속 문자, 책 속의 문장, 일상 대화 속 단어 하나하나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쓰고 있는 이 ‘말’은 누군가가 피와 눈물로 지켜낸 결과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한글은 세종대왕이 창제한 글자이지만, 그 이후 수많은 역사 속 파도에서 계속 위협받아왔습니다. 그리고 일제강점기에는 한글을 지킨다는 것이 곧 죄가 되는 시대였습니다. 그 와중에도 “끝까지 지켜내자”는 뜻 하나로 함께한 이들의 노력 덕분에, 지금 우리는 자유롭게 생각을 말하고, 글을 쓸 수 있게 된 것이죠. 이 영화를 단순한 시대극이나 감동 영화로만 보기엔 아쉽습니다. 말모이는 우리 모두에게 질문을 던지는 영화입니다. “당신은 지금 이 말의 무게를 알고 있습니까?”라고요. 물론 영화가 모든 역사적 사실을 완벽히 반영한 건 아닙니다. 영화의 인물, 사건 전개에는 각색된 부분이 분명히 있고, 몇몇 대사는 허구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심 메시지와 당시 상황, 조선어학회 사건의 골자는 분명히 사실이며, 관객들에게 그 무게를 전달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말모이는  역사와 정체성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감동은 더욱 깊고 진실하게 다가옵니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한글’을 지켜낸 이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그 뜻을 다시 새기길 바랍니다. 이 영화를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꼭 한번 진심을 다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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