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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승부 리뷰 – 압도적인 존재감 이병헌

by dreamer791 2025. 6. 26.

영화 승부는 한국 바둑계의 전설적인 스승과 제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조용한 판 위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심리전과 인간 드라마를 그린 작품입니다. 이병헌은 천재 바둑기사의 스승이자 바둑계의 절대자, 조훈형 역을 맡아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합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줄거리 전개와 함께 이병헌이 보여준 절제된 연기의 진가를 중심으로 감상평을 소개합니다.

 

영화승부 포스터

 

줄거리 – ‘스승’의 두려움, ‘제자’의 냉정

 

영화는 1980년대 후반, 한국 바둑계의 절대적 존재 조훈형(이병헌)의 전성기에서 시작됩니다. 그에게 한 소년이 입문합니다. 바로 천재 소년 이찬호(유아인). 두 사람은 마치 운명처럼 엮이며, 이찬호는 조훈형의 제자로 수련을 쌓아갑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조훈형은 제자의 눈빛에서 자신을 꺾을 가능성을 봅니다. 어린 시절의 순수한 제자는 점점 승부의 냉혹함을 배워가고, 스승의 예측을 뛰어넘는 수를 두기 시작합니다.

영화는 두 사람의 관계가 점차 경외와 존경에서 긴장과 충돌로 바뀌는 과정을 바둑판 위 ‘말 없는 전쟁’처럼 그립니다.

이병헌 연기 – 침묵의 무게로 완성된 스승의 초상

이병헌은 조훈형이라는 인물을 강한 카리스마와 내면의 불안이 공존하는 인물로 입체적으로 표현합니다.

그의 연기는 화려하거나 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말의 절제, 눈빛의 응시, 시선의 떨림으로 스승의 자리에 선 한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완성합니다.

이병헌은 특히 스스로의 시대가 저물어가는 순간에도 이를 부정하려는 권위의 고집, 그리고 제자에게 느끼는 질투와 외로움을 묵직하게 표현합니다. 감정을 터뜨리기보다는 가라앉혀서 전달하는 방식이 이 캐릭터에 생명력을 더하며, 바둑의 세계처럼 정적이지만 격렬한 내면을 완성합니다.

감상 포인트 – 조용한 긴장감, 감정의 균형

승부는 대사보다 침묵, 장면보다 눈빛과 흐름이 중요한 영화입니다.

이병헌은 그런 서사에 완벽히 녹아들며, 바둑판 위에서 단 한 수를 두는 그 순간에도 내면의 격렬함을 드러냅니다.

그가 연기하는 조훈형은 단순한 스승이 아닙니다. 자신을 넘어서려는 제자 앞에서 흔들리고, 시대가 바뀌는 현실을 부정하고 싶어하는 왕좌의 그림자입니다.

이병헌의 조훈형은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더 인간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는 감정적으로 무너지지 않으면서도 관객에게 묻습니다. "내가 믿었던 가치가, 지금도 유효한가?"

승부는 단순한 승패의 영화가 아닙니다. 이병헌은 바둑계 전설을 연기하며, 절제된 감정 연기로 스승이라는 자리를 끝까지 지켜냅니다. 유아인과의 대립은 폭발보다는 정적 속 긴장으로 완성되며, 관객에게 ‘진짜 승부’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집니다.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가진 이 영화는, 이병헌 연기의 진가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